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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시대극 드라마

대하드라마, 가족, 시대극 드라마 리뷰 : 파친코

by @#4*& 2024. 9. 15.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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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의 막내딸 양진은 돈을 받고 언청이에 절름발이인 훈이와 결혼한다. “여자의 인생은 고생길”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그러한 인생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양진은 남편 훈이와 함께 하숙집을 운영해나가며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그녀는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면서 유일한 자식이자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딸 선자를 묵묵히 키워나간다. 부모의 살뜰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자란 선자는 안타깝게도 엄마 나이 또래의 생선 중매상 한수에게 빠져 결국에는 한수가 유부남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만다. 불행의 나락에 빠진 선자는 목사 이삭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구원받게 되고, 둘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이삭의 형 요셉 부부가 사는 일본의 오사카로 향한다. 일본에서 한수의 핏줄인 첫째 노아와 이삭의 핏줄인 둘째 모자수를 낳은 선자는 친정엄마인 양진처럼 여자로서의 인생은 잊어버린 채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삶을 고생스럽게 살아간다.

선자의 형님인 경희는 어쩌면 기구한 삶을 살아가는 양진과 선자보다도 더 힘든 인생을 사는 여자인지도 모른다. 경희는 불임으로 자신의 아이를 갖지 못하지만 남편에게 충실하며 가족들을 살뜰하게 보살핀다. 불의의 사고로 찾아온 불행 앞에서도 그 운명을 탓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수용한다. 《파친코》에 등장하는 세 여성은 강인한 어머니이자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며, 한편으로는 남편과 자식에게 헌신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이라는 굴레가 얼마나 한 여성의 삶을 안쓰럽게 만드는지도 보여준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이 세 여성들만이 아니다. 선자의 남편인 이삭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굴레에 묶여 있었고 경희의 남편 요셉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남자라는 자신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선자의 소중한 두 아들인 노아와 모자수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이름을 가졌음에도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경시당하고 차별받는 삶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다만, 이 두 아이는 그러한 현실을 각자의 가치관에 근거해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노아는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환경을 극복하고자 공부에 파고들고, 모자수는 조선계 일본인에 대한 경멸과 괄시에 폭력적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일본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착실하게 일하여 많은 돈을 벌어도 그들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이니치’라는 편견은 두 사람이 아무리 애쓰고 발버둥 쳐도 헤어 나올 수 없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굴레였다.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시대를 넘나드는 유려한 연출과 세밀한 공간 및 인물 묘사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로튼토마토에서는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보증된 토마토 등급을 획득했으며, 메타크리틱에서도 준수한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래프, 엠파이어, 인디와이어, 롤링 스톤, CNN 등 제도권 언론들 또한 호평을 보내며 작품의 질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원작 소설의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하고, 선자와 주변 인물들의 개성을 잘 살리며, 일본의 악행과 역사적인 디테일을 훌륭하게 각색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이전까지와는 다른 구성으로, 오프닝 영상이 없고 화면 비율도 달라서 철저히 고한수를 위한 단편 영화처럼 느껴졌다. 드라마 본편 중 7편이라기보다는 외전격의 단편으로 보인다.

 

이 에피소드는 악역으로 보이지만 끝까지 선자와 함께 가는 남주인 한수가 왜 이런 캐릭터가 되었는지, 왜 야쿠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제주도 출신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힘겹게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삶을 잘 보여주며, 당시 일본의 풍족한 상황도 잘 묘사되었다.

 

클라이막스인 관동 대지진보다 초반의 한수와 아버지의 갈등이 더 인상 깊었다. 한수와 아버지의 다투는 장면에서 아버지는 "너도 누군가를 사랑해보면 내가 왜 이랬는지 알게 될 거다"고 말하고, 한수는 "나는 절대로 그렇게는 안 한다"고 응수한다. 이 장면은 한수가 사랑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한수는 선자와 만난 이후 일본 본처와 이혼하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이는 한수의 삶의 근간을 흔드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선자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지만, 선자의 바람대로 본처를 버리고 선자를 본처로 맞아 함께 가난한 삶을 사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이런 선택이 쌍놈 같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로 보인다.

 

결국 아버지는 야쿠자와 연루되다가 관동 대지진으로 허무하게 사망한다. 한수는 선자에게 특별한 사랑이었지만,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는 아버지처럼 살면 최후가 그렇게 된다는 개념이 관동 대지진을 계기로 마음에 박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소설에서도 한수는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며, 이기적인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한수의 이기적인 면모는 소설 원작에서 그의 아들 노아의 자살 이후 다시 언급된다. 늙은 선자가 "우리 아들은 죽었는데 당신은 왜 살아있느냐"며 비난할 때, 한수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선자의 인생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수는 소설 끝자락에 좋은 병원 침대에서 간호사와 딸들에게 둘러싸여, 다른 남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락하게 죽음을 기다린다.

 

자기 인생관에 충실하게 살다 간 캐릭터로, 이런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잘 풀어준 에피소드였다.

파친코 제작진은 시즌 2나 시즌 3을 제작하면서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아무리 잘 잡아봤자 소설 내용의 25%밖에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 한수 캐릭터의 미화

  • 원작에서 야쿠자 두목의 사위로서 일제부역자 역할을 맡은 한수는 드라마에서 미화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악역인 한수를 착한 면모가 강조된 캐릭터로 변형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일본인들 중에도 한수를 도와주는 착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일본에 우호적인 묘사로 비판받았다. 관동대지진의 잔혹함을 한수의 과거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2. 관동대지진의 묘사

  • 관동대지진은 조선인들에게 심각한 학살과 차별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드라마에서는 이 사건의 악행을 한 장면 외에는 자막으로 처리했으며, 일본인들의 착한 행동도 묘사되었다. 이로 인해, 관동대지진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고 왜곡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3. 이삭의 신사 참배 거부 장면 삭제

  • 원작에서 백이삭은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그를 숨겨준 신자를 보호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된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사회주의자로 체포되는 내용으로 각색되어 논란이 일었다. 신사 참배 거부의 부당성을 드러내는 장면이 삭제되면서 Apple TV+가 일본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또한, 이삭이 기독교 목사임에도 사회주의자로 묘사된 점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4. 전반적인 비판

  • 드라마는 원작 소설의 역사적 사실과 캐릭터의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친일부역자 악역의 미화, 역사적 사건의 경시, 그리고 주요 인물의 정체성 왜곡 등으로 인해 원작의 강렬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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