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초중반은 진짜 수작과 걸작 사이에 있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고 재밌었어. 근데 후반으로 갈수록 짜증나는 요소들이 추가되더니, 결국 평작과 수작 사이에 놓이게 된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은 정치 문제, 특히 선동과 내로남불이 심한 운동권 세력을 신선하게 비판한 부분이야. 성역이나 역사 같은 말이 운동권 입에서 나오니 정말 극찬할 만했어.
7년 만에 드라마를 집필한 박경수 작가의 필력은 여전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성경, 삼국지, 카이사르 같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인용하며 상황에 맞는 비유를 사용한 대사가 특히 좋았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이나 인물들을 재구성하거나 비틀어낸 점도 돋보이더라.
좌우를 막론하고 대놓고 비판하는 발언들이 많았어.
예를 들면:
"5.18 북한군 개입을 믿는 대중들" "나라를 위해 한 일인데 국민들은 왜 몰라줄까" "왜 독재, 쿠데타를 반란했지? (운동권과 같은) 나라를 구할 목적일 텐데" "우리의 역사를 써야 한다"
- 초중후반을 막론하고 시체팔이하는 운동권 출신들과 그런 시체팔이에 선동당하는 국민들이 등장해.
- 위선적인 운동권을 보여주는 비호감 빌런 정수진은 이야기의 깊이가 깊은 편이야.
- 반면, 대놓고 막장짓하면서도 위선이나 선민사상이 없는 호감형 빌런 박동호는 솔직히 서사가 빈약하지만, 썩은물 기득권을 팬다는 점에서 매력을 줘.
하지만 솔직히 비서들 간의 짜증나는 장면들은 너무 심하긴 했어.
★★★★☆☆
2024년 이전까지 나온 정치 드라마 중 최고의 수위를 자랑하는 이 드라마는 공중파에서 이 정도의 수위를 보여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박경수 작가가 공중파의 제한을 넘어서면 어떤 이야기까지 쓸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 같아.
하지만 이 드라마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플롯이어서, 매회 엔딩이 강력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공중파에서 방영했다면 흥행할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넷플릭스 단독 공개로 상대적으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이 많아.
그리고 초반의 강렬한 임팩트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플롯 전개가 단조로운 패턴을 반복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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