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 "놉"을 보고 느낀 걸 간단히 말하면,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것. 내가 영화를 볼 때 주제나 메시지를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인상적인 장면 하나하나가 오래 남는 편인데, 놉에서 그런 장면들이 정말 많았음.
우선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진 자켓의 내부 소화기관에서 사람들 빨려 들어가는 그 씬. 정말 압도적이었고, 그 구도와 연출이 나한테는 진짜 강렬한 공포로 다가왔음. 화면을 세로로 3분할해서 가운데에만 사람들을 배치하고, 양옆은 마치 괴물의 내장 같은 질감으로 채운 구도가 진 자켓의 공포스러움을 극대화한 것 같음.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어린아이와 어른들의 비명이 섞여 들리면서 끔찍하게 끌려 올라가는 모습은 고어한 장면 없이도 완벽한 공포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함.
그리고 주프가 진 자켓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다가 상황이 틀어지는 그 빌드업이 진짜 쫄깃했음. 쇼가 진행되는데 예상대로 안 흘러가면서 서서히 다가오는 긴장감이 엄청났지. 손님들은 전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 자켓의 본모습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 연출이 서스펜스를 제대로 살렸음. 관객들에게 상상할 여지를 주면서도 결국엔 사람들이 끌려가는 장면에서 그 공포가 극에 달한 것 같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진 자켓의 정체가 드러나는 방식. 처음엔 UFO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자체가 생명체였다는 걸 OJ가 암시하면서, 영화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히지. 진 자켓이 비행할 때 나는 기괴한 소리가 알고 보니 내부에서 포식당하는 생명체들의 비명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야말로 소름이 돋았음.
진 자켓의 소화가 끝나고 집에 피가 쏟아지는 장면도 잊을 수 없었음. 비명 소리가 갑자기 멎더니 피가 쏟아지는데, 마치 모든 소화가 끝났다는 걸 암시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이 장면도 상당히 인상 깊었음. 이 일련의 장면들이 진 자켓의 정체를 서서히 드러내면서 공포감을 점점 더 쌓아 올리는 방식이 정말 좋았음. 이 부분 때문에 영화를 2회차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특히 목구멍 씬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음.
마지막으로 리키 캐릭터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 리키는 진 자켓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한 거 같아. 진 자켓이 육식을 하는 존재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만은 괴물과 교감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오만한 캐릭터였음. 결국 그 착각이 불러온 참혹한 결과가 쇼의 비극으로 이어졌고, 리키는 자신의 실수와 무지를 비싼 대가로 치르게 된 거지.
결론적으로 "놉"은 단순한 크리쳐물 이상의 강렬한 연출과 서스펜스가 돋보였고, 진 자켓의 정체를 드러내는 방식이 너무 탁월해서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였음. 개인적으로 목구멍 씬이나 사람들이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이 영화를 본격적으로 리뷰하기보다 몇몇 인상 깊은 장면들 때문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라는 걸 강조하고 싶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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