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윤선 뿐
수영은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를 찾아 나선 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되는데…
영화 리볼버를 보고 나서 느낀 감정은 딱 하나, 실망이었다. 나는 감독의 전작인 무뢰한을 정말 좋게 봤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비슷한 감성을 기대하며 봤지만, 결론적으로 어떻게 좋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답이 나오지 않는 영화였음.
중후반부까지는 대화 장면만으로 지루하게 끌어갔고, 단순한 OS 숏과 리버스 숏만 반복되면서 미적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영화 내내 카메라는 그저 말하는 인물을 찍고, 그 대답을 하는 인물을 찍는 것뿐이었고, 연출 역시 단조로워서 영화로서의 가치를 찾기 어려웠음. 게다가 사운드 디렉팅도 문제가 많아서 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부분이 많았음.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설득되지 않은 스토리텔링을 독백처럼 계속해서 던진다는 것. 감독이 세계관을 크게 잡고 인물 관계를 복잡하게 얽었지만, 정작 주인공의 캐릭터성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그저 이야기 속에서 끌려다니는 느낌이었음. 그렇게 복잡하게 엮어놓고 결국 풀리지 않은 복잡한 스토리는 후반부에 이르러서도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했음.
두 여자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불한당'스러운 관계성을 조금 더 강조하면서 무뢰한의 연장선처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음. 이 영화는 필요 없는 인물들로 가득 차있고, 정작 이야기의 핵심 인물인 전도연, 임지연, 이정재, 김준한 정도로만 구성했어도 충분히 좋은 영화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함. 하지만 너무 많은 인물과 불필요한 설정으로 인해 영화가 흐트러졌고,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게 느껴졌음.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답답했던 건 빌런의 존재감. 강력한 빌런이 등장하지 않아 카타르시스를 방해하는 구조였고, 맥거핀으로 쓰인 인물들 덕분에 스토리 전개가 답답함만 더해졌음. 이 영화는 권력을 쥔 인물들이 실상 별볼일 없는 존재라는 걸 보여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설정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함.
그래도 이 영화가 볼만한 이유를 꼽자면, 경치와 미쟝센이 훌륭했다는 것. 풍경이 수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눈에 띄었음. 단지 스토리에서 개연성을 찾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비꼬는 태도를 블랙코미디로 받아들이면서 본다면 나름 웃기게 볼 수 있는 영화였을지도 모름. 애초에 영화가 홍보를 코미디로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함.
결론적으로, 리볼버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실망스러운 영화였음. 권력에 대한 비판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려 했지만, 관객에게 그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여러 인물과 복잡한 설정으로 인해 스토리의 집중도마저 떨어졌음. 감독의 전작을 기대하며 본 관객들에게는 더 큰 실망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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